사랑 표현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작은 연습들

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바빠진다. 평소엔 무심코 지나치던 ‘고맙습니다’, ‘사랑합니다’ 같은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, 거리엔 붉은 카네이션과 포근한 말풍선들이 떠다닌다. 마치 모두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주고받는 계절처럼 느껴진다. 그런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만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.

나는 원래 표현이 서툴렀다.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그랬다. “고마워.” “사랑해.” 이 짧은 말들이 왜 그렇게 어렵던지, 마음속엔 분명 그런 감정이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어색하고 겸연쩍었다.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, 라는 변명을 수없이 하며 그렇게 수년을 보냈다.

늦게 배운 말, ‘고맙다’

어릴 적 어버이날이면 카네이션은 만들었지만, 편지는 늘 형식적이었다. 부모님 앞에 앉아 직접 읽어드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. 커가면서는 그런 이벤트조차 귀찮아졌고, 마음을 표현하는 건 더 멀어졌다.

“넌 항상 무뚝뚝해서, 속을 모르겠어.”

엄마의 그 말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. 정말 그런가? 나는 그렇게까지 무심한 사람인가?

나는 단지 표현이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. 고마워, 미안해, 사랑해… 내가 하지 못했던 그 말들은 마음속에서 수없이 떠올랐고, 전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.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입을 열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고, 결국엔 ‘표현하지 않는 사람’이 되어 있었다.

감정을 꺼내는 연습

그래서 작게 연습을 시작했다. 처음엔 말로 하기 어려워서 문자로 보냈다. “오늘 밥 맛있었어. 고마워요.” 엄마는 이모티콘 하나 없이 “ㅎㅎ 고맙다”라고 답장을 보내셨다. 그 한 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다.

조심스럽게 말로도 표현했다. “엄마, 요즘 많이 피곤하지? 고생 많았어.” 말은 여전히 조금 어색했지만, 말하고 나면 늘 후련했다. 무엇보다, 상대의 표정을 보며 내가 얼마나 따뜻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.

사랑 표현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4가지 팁

  • 문자로 먼저 시작해보자
    말로 하긴 어렵다면, 문자나 메신저로 감정을 전해보자. ‘고맙다’, ‘오늘 수고했어’, ‘좋은 하루 보내’ 같은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.
  • 간접 표현도 훌륭한 사랑이다
    “요즘 힘들지?”, “오늘도 잘 버텼네” 같은 말도 다정한 표현이다. 관심과 진심이 담긴 말은 사랑으로 전달된다.
  • 행동으로 보여주기
    좋아하는 간식을 챙기거나 커피 한 잔 건네기. 말보다 자연스럽고, 상대에게 깊이 와닿는다.
  • 감정을 글로 남기기
    그날 느낀 감정을 일기나 메모로 기록해보자. 표현의 연습이 되고, 나중에 그 감정이 말로 이어진다.

말 한 마디의 힘

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꼭 거창한 이벤트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. 그저 오늘 하루, 사랑하는 사람에게 짧은 한 마디만 건네보자. “오늘도 고마워.” “항상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.” “내가 잘 표현 못하지만, 정말 많이 아껴.”

이 짧은 말이 전하는 위로와 사랑은 생각보다 크다. 그 말을 건넬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, 그 자체가 우리가 가족을, 사람을,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시작이다.

마무리하며

나는 아직도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이다. 하지만 더 이상 그걸 핑계로 말하지 않고 싶지 않다. 고맙다는 말을 너무 늦게 배웠지만, 지금이라도 배운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.

오늘 당신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해보길 바란다. 지금 이 순간, 당신의 한 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바꿀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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